갯바위에 처음 내리면 낚싯대부터 펴고 싶어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빨리 채비를 만들어 던지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출조를 다닐수록 갯바위에서는 무엇을 챙기느냐보다 어떤 순서로 하느냐가 더 중요했습니다. 뜰채를 안 펴 두면 고기를 건 뒤 한 손으로 뜰채를 펴야 하고, 바늘까지 단 채로 낚싯대를 펴면 바늘이 옷이나 구명조끼에 걸립니다.
제가 처음 갯바위에 나간 건 2024년 1월, 지인과 함께 간 추자도였습니다. 유료터와 달랐던 점은 갯바위낚시 전 바다낚시터부터 추천하는 이유에 적었고, 이 글에는 그 뒤로 갯바위 감성돔 반유동 낚시를 다니며 하선 후 실제로 하는 순서를 적었습니다.
① 자리 확인 → ② 뜰채 조립 → ③ 릴 장착·베일 열기 → ④ 원줄 가이드 통과 → ⑤ 반유동 소품·도래 → ⑥ 낚싯대 펴기 → ⑦ 목줄·바늘 → ⑧ 면사매듭(수심) → ⑨ 좁쌀봉돌 → ⑩ 최종 점검
1. 내리면 자리 확인, 그다음 뜰채부터
배에서 내리자마자 짐을 풀기보다 파도가 닿는 높이, 젖은 바닥, 옆 사람이 오가는 길부터 봅니다. 구명조끼는 배에서 내리기 전부터 입고 있고, 가방과 바칸은 파도에 쓸려 가거나 발에 걸리지 않는 곳에 둡니다. 채비 만드는 자리와 낚시할 자리는 몸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오갈 수 있는 곳으로 잡습니다.
그다음 가장 먼저 펴는 장비는 뜰채입니다. 고기를 걸고 나면 한 손은 낚싯대를 잡고 있어서 그때 뜰채를 조립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채비하다가 구멍찌나 소품을 바다에 떨어뜨렸을 때도 뜰채가 펴져 있어야 조류에 떠내려가기 전에 건질 수 있습니다. 뜰채는 망과 대를 결합해서 바로 잡을 수 있되 통로를 막지 않는 곳에, 파도에 쓸리지 않게 놓아 둡니다.
2. 릴을 달고, 베일을 연 다음 원줄을 통과시킵니다
접힌 낚싯대에 릴을 달고 릴 시트를 손으로 단단히 조입니다. 너무 약하면 낚시 중에 릴이 돌아가고, 무리하게 힘을 줘 조이면 릴 시트가 상합니다. 원줄을 가이드에 넣기 전에는 꼭 베일부터 엽니다. 베일을 닫은 채로 줄을 다 통과시키면 줄이 풀리지 않아 다시 빼야 합니다. 원줄 끝이 상해 있으면 이때 조금 잘라 냅니다.
제가 쓰는 가이드 캡에는 원줄을 거는 와이어가 달려 있어서, 캡을 벗기고 와이어 끝 구멍에 원줄을 걸어 천천히 당기면 접힌 상태의 가이드를 한 번에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와이어가 없는 제품이면 가이드마다 직접 넣습니다. 어느 쪽이든 줄이 걸리는 느낌이 들면 힘으로 당기지 않고 어디서 걸렸는지 먼저 봅니다. 접힌 초릿대는 특히 약합니다.
3. 반유동 소품과 도래를 연결합니다
원줄을 통과시킨 뒤 위에서 아래 순서로 소품을 끼웁니다. 면사매듭은 맨 마지막에 수심 위치에 맞춰 묶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넣지 않습니다.
| 순서 | 소품 | 역할과 확인할 것 |
|---|---|---|
| 1 | 반원구슬 | 면사매듭이 구멍찌 안으로 빠지지 않게 받침. 제가 쓰는 제품은 둥근 면이 위 |
| 2 | 구멍찌 | 입질을 보여 줌. 이 글 기준은 1.5호지만, 장소·수심·날씨·너울에 따라 바꿈 |
| 3 | 수중찌 | 구멍찌 부력에 맞춰 채비를 가라앉힘 |
| 4 | 쿠션고무 | 수중찌가 도래 매듭을 때리는 충격을 줄임 |
| 5 | 도래 | 원줄과 목줄 연결. 저는 8호나 6호 |
도래는 유니노트로 3~4회 감아 묶고, 조이기 전에 침이나 물로 적신 뒤 천천히 당깁니다. 묶고 나서 남은 자투리는 도래 고리 쪽으로 정리해 쿠션고무 안에 살짝 들어가게 합니다. 자투리가 옆으로 튀어나와 목줄과 엉키는 걸 줄이려고 제가 쓰는 방법입니다. 다만 억지로 밀어 넣다 매듭이 틀어지거나 쿠션고무가 도래 회전을 막으면 빼는 게 낫습니다. 구멍찌와 수중찌 부력을 맞추는 방법은 감성돔 구멍찌 부력 선택법에 정리했습니다.
4. 도래까지 묶은 다음에 낚싯대를 폅니다
목줄과 바늘을 달기 전에 낚싯대를 폅니다. 바늘까지 단 긴 목줄을 늘어뜨린 채로 낚싯대를 뽑으면 바늘이 옷이나 구명조끼, 옆 장비에 걸리기 쉽습니다. 낚싯대는 초릿대 쪽부터 한 마디씩 천천히 뽑고, 가이드 정렬선이 있으면 선에 맞추고 없으면 눈으로 일직선을 맞춥니다. 가이드가 돌아가 있으면 그 마디에서 바로 맞춥니다.
목줄이나 바늘을 묶는 동안 낚싯대를 바위 바닥에 내려놓지 않습니다. 밟히거나 파도에 밀리거나 바위에 긁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겨드랑이에 끼우거나 무릎 뒤에 걸친 채 양손으로 묶고, 바칸에 로드 홀더가 있으면 거기에 꽂습니다. 이때도 초릿대가 사람이나 바위에 닿지 않는 방향으로 둡니다.
5. 목줄과 바늘: 가을 감성돔 1.75호, 약 2m
가을 감성돔을 노릴 때 목줄은 주로 1.75호를 쓰고, 길이는 한 발 반 정도인 2~2.2m로 시작합니다. 갯바위에서는 상황에 따라 2~3m 사이에서 조절하고 3m 넘게는 늘리지 않습니다. 길이를 바꾸는 기준은 찌낚시 목줄 길이에 따로 적었습니다.
감성돔 바늘은 손가락 돌리기 방식으로 묶습니다. 귀바늘은 목줄이 바늘 축 안쪽, 즉 바늘 끝이 향한 쪽으로 나오게 정렬합니다. 그래야 챔질할 때 힘이 바늘에 바로 전달됩니다. 묶은 뒤에는 목줄을 당겨 미끄러지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자세한 매듭법은 낚시바늘 묶는 법에 있습니다.
6. 면사매듭은 마지막에, 7m 기준점으로
면사매듭은 반제품을 처음부터 끼워 길게 밀어 올리지 않고, 바늘까지 다 묶은 다음 원하는 위치에 면사를 직접 묶습니다. 제 낚싯대는 5.3m이고 목줄은 약 2m라서, 바늘에서 7m 정도 되는 지점을 기준점으로 씁니다. 두 길이를 그냥 더하면 릴 시트 위치나 소품 길이 때문에 실제와 차이가 나서, 처음 한 번은 직접 재 둡니다.
- 낚싯대를 펴고 목줄과 바늘까지 연결합니다.
- 바늘에서 원줄을 따라 약 7m 되는 지점을 찾습니다.
- 면사 10~15cm를 잘라 원줄에 4회 정도 감아 묶고, 적신 뒤 천천히 조입니다.
- 자투리는 1~1.5cm 남기고, 끝을 살짝 비벼 풀어 두면 눈에 잘 띕니다.
기준점을 만들어 두면 그 지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면사매듭을 옮겨 시작 수심을 빨리 잡을 수 있습니다. 바늘 쪽으로 옮기면 얕아지고, 멀어지면 깊어집니다. 저는 밑걸림을 줄이려고 바닥 수심보다 조금 얕게 시작합니다. 추자도 직벽에서도 바닥이 10~11m인 자리에서 9m부터 시작했습니다. 원줄 길이로 깊이를 어림하는 방법은 전유동 낚시 수심 잡는 법에서 다뤘습니다.
7. 좁쌀봉돌을 물리고, 던지기 전에 한 번 더 봅니다
수심을 맞춘 뒤 조류 속도와 미끼가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좁쌀봉돌을 고릅니다. 제가 처음 시험하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 조류 상태 | 먼저 시험하는 봉돌 | 물리는 위치 |
|---|---|---|
| 아주 느림 | G3 | 바늘에서 약 60~80cm 위 |
| 보통 | B | |
| 조금 빠름 | 2B |
같은 조류라도 구멍찌 잔존부력, 수중찌, 미끼 무게에 따라 맞는 봉돌이 달라서 가벼운 것부터 시작합니다. 봉돌은 처음부터 펜치로 세게 누르지 않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물려 위치를 잡은 뒤 마지막에 고정합니다. 옮긴 자리에 목줄이 눌린 자국이 심하게 남으면 그 부분을 잘라 다시 묶습니다.
마지막으로 낚싯대 끝부터 바늘까지 눈으로 따라가며 봅니다. 원줄이 모든 가이드를 지났는지, 초릿대에 줄이 한 바퀴 감기지 않았는지, 매듭이 미끄러지지 않는지, 그리고 뒤와 양옆에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뒤 첫 캐스팅을 합니다.
처음에는 이 순서가 오래 걸렸지만, 몇 번 반복하니 손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작성 기준: 운영자가 갯바위 감성돔 반유동 찌낚시에서 쓰는 채비와 하선 후 세팅 순서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가이드 캡 구조, 찌·수중찌 부력, 도래·목줄·바늘 규격은 제품과 현장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파도와 바람이 강해 안전한 작업 자리를 잡기 어렵다면 채비보다 철수가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