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D릴 초보자에게 필요할까|스피닝릴 4년 쓰고 바꿔 본 레버브레이크 사용 후기

갯바위 찌낚시 장비를 보다 보면 손잡이 앞에 레버가 달린 LB·LBD릴이 눈에 들어옵니다. 잘하는 분들이 레버를 풀었다 잡았다 하며 고기를 다루는 걸 보면 일반 스피닝릴보다 한 단계 위의 장비처럼 보입니다.

저는 일반 스피닝릴을 4년 정도 쓴 뒤 2024년에 시마노 24 BB-X 테크늄 파이어블러드를 샀습니다. 쓰던 릴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고, 레버브레이크를 직접 써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써보니 릴을 산다고 레버 쓰는 법까지 따라오지는 않았습니다. 입질이 오면 손가락이 레버로 가지 않았고, 한 번은 레버를 너무 풀었다가 고기를 놓쳤습니다. 이 글은 아직 레버를 연습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쓴 LBD릴 이야기입니다.

먼저 결론

LBD릴은 레버에 익숙해지면 눕는 낚싯대를 빨리 다시 세울 수 있는 장비입니다. 하지만 찌낚시를 처음 시작하는 분에게 꼭 필요한 장비는 아닙니다. 일반 드랙릴로 파이팅 기본기를 먼저 익히고 넘어가는 게 훨씬 수월합니다. 그래도 저는 다시 사라고 해도 LBD릴을 고를 생각입니다.

1. LB릴과 LBD릴은 무엇이 다른가

LB는 레버브레이크(Lever Brake)의 약자입니다. 일반 스피닝릴은 미리 정해 둔 힘보다 세게 당기면 드랙이 미끄러지면서 줄이 풀립니다. 레버브레이크릴은 손가락으로 레버를 당겼다 놓으며 로터가 거꾸로 도는 것을 직접 조절해 줄을 내보냅니다. 여기에 드랙까지 달린 것이 LBD릴입니다.

릴 종류줄을 내보내는 방식누구에게 맞나
일반 드랙릴정해 둔 힘을 넘으면 드랙이 자동으로 줄을 내보냄입문자, 유료 바다낚시터
LB릴레버로 로터 역회전을 직접 조절레버 조작에 익숙한 갯바위 낚시인
LBD릴레버브레이크 + 드랙을 같이 사용드랙에 익숙해진 뒤 레버를 배우려는 사람

드랙릴은 설정만 맞춰 두면 릴이 알아서 버텨 주지만, 레버브레이크는 언제 얼마나 풀지를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능이 많은 릴일수록 손에 익히는 시간도 더 필요했습니다.

2. 일반 스피닝릴 4년, 그다음 LBD릴

바다낚시는 2020년에 5만 원 정도 주고 산 다이와 레가리스 3000번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다음 시마노 22 스텔라 C3000XG를 썼고, 일반 스피닝릴만 4년 정도 쓴 뒤 2024년에 24 BB-X 테크늄 파이어블러드로 넘어갔습니다. 지금은 유료 바다낚시터와 갯바위에서 모두 이 릴을 씁니다. 첫 릴을 고르는 기준은 바다낚시 첫 릴 선택법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원줄이 감긴 시마노 BB-X 레버브레이크 릴 옆모습
2024년에 산 시마노 24 BB-X 테크늄 파이어블러드입니다.

이 릴에는 시마노의 SUT 브레이크Ⅱ가 들어 있습니다. 레버를 풀어 줄이 나갈 때 핸들이 같이 돌지 않는 구조입니다. 핸들이 거꾸로 돌지 않으니 파이팅 중에도 손을 핸들 근처에 둔 채 레버를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언제 레버를 풀지, 줄을 얼마나 내보낼지까지 릴이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4년 동안 스피닝릴을 썼는데도 LBD릴에 바로 적응하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레버에 손이 잘 안 갔습니다. 스피닝릴에 익숙해져 있어서 레버를 쓸 생각 자체가 들지 않았습니다. 입질이 오면 낚싯대 각도와 고기 움직임에만 신경이 쏠렸고, 평소 쓰지 않던 검지로 레버까지 잡는 동작은 계속 어색했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레버브레이크를 제대로 써서 고기를 잡았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3. 레버를 너무 풀었다가 고기를 놓친 날

LBD릴을 쓰던 중 고기가 세게 당기자 줄이 터질까 봐 겁이 나서 레버를 급하게 푼 적이 있습니다. 줄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나갔고, 고기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채 결국 놓쳤습니다.

줄을 많이 풀어 주면 그 순간은 터지는 걸 피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기가 바닥이나 수중여 쪽으로 파고들면 원줄과 목줄이 돌에 쓸리고, 줄이 갑자기 느슨해지면 바늘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 일 이후로는 고기가 당길 때마다 레버를 풀지 않고, 낚싯대가 버틸 수 없을 만큼 눕기 직전에 각도를 되찾을 만큼만 쓰려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레버를 풀기 전에

고기가 당긴다고 바로 레버를 풀지 마세요. 낚싯대가 충분히 휘면서 버티고 있다면 먼저 낚싯대 탄성으로 버티고, 낚싯대가 수면 쪽으로 눕기 시작할 때 필요한 만큼만 줄을 내보냅니다.

4. 저는 레버를 낚싯대를 다시 세울 때 씁니다

고기의 힘은 낚싯대가 먼저 받아 줍니다. 낚싯대가 알맞게 휘어 있어야 탄성이 고기의 힘을 흡수하고 줄에 가는 충격도 줄어듭니다. 고기가 차고 나가면서 낚싯대가 수면 쪽으로 눕기 시작하면 이 탄성을 쓸 수 없게 되고, 레버는 바로 이때 씁니다.

  1. 낚싯대를 세워 탄성으로 버팁니다.
  2. 고기가 세게 당겨 낚싯대가 수면 쪽으로 눕는지 봅니다.
  3. 더 버티기 어려우면 레버를 짧게 풀어 줍니다.
  4. 줄이 나가는 동안 낚싯대 각도를 다시 세웁니다.
  5. 각도가 돌아오면 레버를 잡고 다시 낚싯대로 버팁니다.

저는 낚싯대가 수면과 대략 직각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려고 신경 씁니다. 그렇다고 낚싯대를 몸 뒤쪽까지 젖히면 초릿대와 윗부분에만 힘이 몰려 부러질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초릿대 부러지는 이유에 정리했습니다.

5. 집에서 물통으로, 그다음 유료 바다낚시터에서 연습했습니다

레버를 쓰려면 검지를 늘 레버에 올려 두는 습관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따로 연습했습니다.

  1. 1.5m짜리 짧은 낚싯대에 LBD릴을 달았습니다.
  2. 물을 반쯤 담은 물통을 줄에 매달았습니다.
  3. 물통 무게가 걸린 상태로 줄을 감아 올렸습니다.
  4. 레버로 천천히 풀어 줬습니다.
  5. 다시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이 동작을 반복했습니다. 제가 집에서 해 본 방법이라, 따라 해 본다면 낚싯대가 무리하지 않을 만큼 가벼운 무게로 시작하세요.

집에서 동작이 조금 익은 뒤에는 유료 바다낚시터에서 연습했습니다. 유료 바다낚시터는 발판이 평평하고 안정적이라, 레버 위치와 검지 움직임을 손에 익히는 연습 장소로 쓰기 좋았습니다. 갯바위는 수중여, 발앞 돌, 파도까지 같이 봐야 해서 레버가 손에 익지 않은 상태로 가면 대응이 늦어집니다. 현장에서 제가 연습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1. 낚시 시작 전에 레버를 잡았다 놓는 동작을 여러 번 해 봅니다.
  2. 낚싯대를 잡은 자세에서 검지가 레버에 자연스럽게 닿는지 봅니다.
  3. 채비를 회수할 때 레버와 핸들을 번갈아 써 봅니다.
  4. 입질이 오면 레버보다 낚싯대 각도를 먼저 챙깁니다.

유료터에서 LBD릴이 꼭 필요한 건 아닙니다. 일반 스피닝릴 드랙만 잘 맞춰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유료터 참돔 장비 구성은 참돔 찌낚시 장비 세팅에 따로 적었습니다.

6. 초보자라면 일반 드랙릴부터, 그래도 저는 다시 LBD

찌낚시를 처음 시작한다면 일반 스피닝릴로 먼저 시작하세요. 드랙릴로 낚싯대 탄성, 줄 장력, 고기와 힘을 주고받는 감을 먼저 익혀야 레버가 필요한 순간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몇 년을 써야 한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아래가 익숙하다면 LBD릴을 생각해 봐도 늦지 않습니다.

  • 낚싯대 각도를 유지하면서 릴을 감을 수 있다
  • 드랙이 어느 정도 힘에서 풀리는지 알고 조절할 수 있다
  • 낚싯대를 뒤로 과하게 젖히지 않고 탄성을 쓸 수 있다
  • 레버가 필요한 갯바위 찌낚시를 실제로 다니고 있다

저는 아직 레버를 연습하는 중이고, 레버를 너무 풀어 고기를 놓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고른다면 LBD릴을 살 겁니다. 일반 스피닝릴과 다른 방식으로 고기를 상대하는 법을 배우고 싶고, 레버를 익히는 것도 갯바위 찌낚시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한테 LBD릴은 산 다음부터 연습이 시작된 장비였습니다.

작성 기준: 운영자가 일반 스피닝릴을 약 4년 쓴 뒤 2024년 시마노 24 BB-X 테크늄 파이어블러드를 구입해 집과 유료 바다낚시터, 갯바위에서 연습하며 겪은 내용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지금도 레버 조작을 익히는 단계입니다. SUT 브레이크Ⅱ 구조는 시마노 제품 설명을 참고했습니다.